“민간패커에 대응, 축종별 특성에 맞는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 모색을”

정부와 농협,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본지는 지난 2일 업계 최초로 ‘협동조합형 패커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우·양돈·육계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은 민간형 패커에 대응하는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을 지지하면서 축종별 특성에 맞는 패커 육성계획을 수립해 주길 당부했다. -일시 : 2012년 5월 2일 -장소 : 한농연회관 6층 강당 -주최 : 한국농어민신문



#육성 왜 시작했나?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계획이 나온 배경에 대해 김재민 사무관은 “산지의 소값, 즉 가축이 팔리는 가격, 농가수취가격, 소비자가격이 연동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농가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현재의 유통구조 속에서는 산지가격과 소비지 가격의 연동이 어렵다는 판단이었고, 따라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

김 사무관은 “유통단계를 축소해 비용을 줄이게 되면 농가와 소비자 간의 가격 괴리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선상에서 패커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됐다”면서 왜 협동조합형 패커를 육성키로 했느냐는 이유에 대해 “협동조합형 패커 장점은 이익 배분이 잘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동조합은 조합의 이익 보다는 조합원의 권익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익을 재분배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면서 “아무래도 민간 패커보다는 농가들의 이익을 더 대변하지 않겠느냐는 논리 속에서 정부에서 협동조합형 패커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의 중심에 서 있는 곳은 농협중앙회 안심축산분사. 곽민섭 본부장은 이에 대해 “정부정책에 발맞춰 지난 2008년 12월 안심축산이 태동하게 됐다”면서 “당시 생산과 유통 모든 분야에서 시장장악력이 약한 상황이었는데, 산지는 지역축협이라는 기반이 있기 때문에 팔아주는 농협에 중점을 두고 안심축산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본부장은 패커 육성 계획에 대해 “올해 7000억원 이상의 매출 목표로 준비기를 갖고 2015년까지 판매중심의 축산경제지주 분리에 이어 2018년 이후 3단계인 안정기에 접어들면 생산·유통·판매의 일괄체계가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협동조합형 패커는 이제 1~1.5단계 정도에 와 있기 때문에 지금이 안심축산의 종결점으로 판단하지는 말아 달라”면서 “지난 3년간 시장 확대, 판로 다양화 등을 통해 마케팅 보드를 가지고 도매 기능을 강화하면서 시장이 변했다. 한우 쪽에서는 14%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50% 이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축종별 상황 맞춰 추진해야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은 자사이익에 중점을 두는 민간형 패커보다는 협동조합형 패커에 지지를 보내면서 축종별 특성에 맞는 패커 육성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패커가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정선현 전무는 “민간 패커라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다가 적자가 나면 규모를 줄여서 생존 기능만 유지하다가 상황을 봐서 나중에 규모를 키운다”면서 “협동조합이라는 것은 농민들을 보호하는 기능을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에 대해 그는 “축종별로 처해 있는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이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양돈의 경우 협동조합형과 민간형 패커가 이미 시장에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비율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정 전무는 “양돈부분은 협동조합형과 민간형의 점유비율을 6:4정도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기조가 가속화되면 향후 5~10년 내에 중소 육가공업체는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최근 민간 패커의 직접 생산 강화 움직임을 염두에 둔 듯 “패커는 종돈·사료·도축·가공분야를 맡아야지 직접 사육을 직접 해서는 안 된다”면서 “농민 고유의 영역인 생산으로까지 진출하면 농가는 갈 곳이 없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홍재 조합장은 “우리나라 육계산업은 수직계열화 돼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생산·도축·가공·유통·사료·종계 공급 등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에 대해 역할분담을 미리 해야 하는데, 우리 육계조합은 목우촌과 연계할 계획”이라면서 “애초 조합 사업계획을 세울 때 도계장·사료공장 등은 소유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고 했다. 이 같은 시설을 갖추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자칫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지역 축협, 품목농협 등이 발전해 있는 한우와 양돈과는 달리 육계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중앙회와 지역조합간의 경합사업이라는 문제가 전혀 없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중앙회가 육계분야 패커 육성계획을 내주고 사업에 착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기선 사무국장은 “유통단계 축소라는 입장에서 협동조합형 패커에 대해 찬성했고, 어떻게 줄일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다”면서 “유통단계 축소를 통해 한우 농가의 이익을 창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패커가 전체 한우 유통물량의 30~50%를 차지한다면 한우 가격이 연동될 수 있겠다고 봤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농협중앙회 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면서 “하지만 최종 소비단계에서의 위험성, 즉 안심한우 판매점에서의 사고를 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육유통체계를 바꿔 소분할 포장육 유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 국장은 “이 문제는 도축장의 선진화 문제로 연결되고, 이어 거점도축장 육성계획으로 이어진다”면서 “부분육 포장유통이 이뤄져야만 판매단계에서의 위험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선사항은

협동조합형 패커의 사업영역이 지역조합사업과 경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판매 중심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양돈분야에서는 양돈농협과의 연계를 주문했다. 정선현 전무는 “양돈농협과의 연계를 통해 안심한돈 유통물량을 1만, 2만두로 늘려야 한다”면서 “이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민간 패커들이 양돈분야에서 상당히 치밀하게 사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협이 선제적으로 나와야 협동조합형 패커 발전 방향의 답을 구할 수 있다. 일일 약 5만두 가량의 돼지가 도축되는데 적어도 20% 많게는 60%는 돼야 농가입장에서 상호 견제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주문했다.

이홍재 조합장은 “유통부분에서만 패커 역할을 한다면 현재의 농협 계통출하 부분을 충실히 하면 된다”면서 “패커의 역할은 농가가 갖출 수 없는 도축·가공·유통·사료·종축·컨설팅 등의 방면에서 세심한 지원을 함께 해주는 것”이라며 생산단계에서부터의 지도지원도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기선 국장은 “협동조합형 패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생축장을 가지고 있는 지역축협이 가격이 오르면 축협 것부터 먼저 처리하고, 대형유통에 못팔면 안심축산에서 팔아달라고 하는데 사업이 성공하려면 상호간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곽민섭 본부장은 “일단 한우분야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한우분야 패커 육성이 어렵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벌써 민간 기업이 뛰어들었을 것”이라면서 또 유통에 치우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 “현재 유통 부분은 강조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단계적으로 사업분리가 이뤄지면서 지도지원이 통합된 형태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는 완전한 패커로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가 완성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심축산 브랜드가 기존 지역브랜드와의 경합사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지역에서 직접 팔수 있는 것은 그렇게 하고, 나머지 부분은 안심한우로 판매하는 것으로, 이는 양립한다기보다는 상호상생으로 봐주길 바란다”면서 “안심축산이라는 브랜드 명칭과 지역브랜드 명칭을 함께 표시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이상길 본지 편집국장은 토론회 정리를 통해 “패커를 통해 농협중앙회가 지역조합을 지배해서는 안되며, 지역조합을 살리고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조합원과 농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직이 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정부에서도 지원할 것은 지원하면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김재민 사무관은 “아직까지 패커의 모습을 제대로 갖춘 것이 아니다”면서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자급 논의체를 만들자고 주문하면서 “정부가 패커를 육성하면서 궁극적으로 꿈꾸는 것은 규모화를 통해서 축산물을 수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

김재민 농식품부 축산정책과 사무관
곽민섭 농협중앙회 안심축산분사 본부장
이홍재 대한육계축협 조합장(양계협회 부회장)
정선현 대한한돈협회 전무
장기선 전국한우협회 사무국장
이상길 한국농어민신문 편집국장(좌장).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2/05/07 09:51 2012/05/07 09:51

http://kaffcoop.kr/trackback/871

Leave a Comment
블로그이미지
About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농축협 문제 및 협동조합 운동에 관심 있는 농민 조합원 여러분을 위한 공간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