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선거법 개정 급선무

간선제 전환 후 대의원 조합장 1/5로 줄어…모든 조합원 참여 방식 모색 주장도
농업인 조합원 자격 강화…부실 조합장 사전에 차단토록, 조합원 교육 서둘러야

2007년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졌던 1190명의 조합장 중 한 명이었던 A 조합장은 투표에 앞서 난감했었다. 개방과 농협의 변화 등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농협중앙회장이 매우 중요한 자리이지만 회장을 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의 면면을 세세하게 들여다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농협중앙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 정책 방향 등을 알고 싶었지만 유권자들에게 그런 시간은 충분히 부여되지 못했다. 오직 선거 당일 열렸던 후보자 소견발표에서 그나마 조금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농협중앙회장은 245만명의 조합원과 230조원의 자산에 이르는 농협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자리이지만 정작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의 정책이 무엇인지, 농협을 바라보는 시각 등을 미리 충분히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전무하다. 현행 농협중앙회 정관에는 선거공보 발송, 소형인쇄물의 배부, 전화·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지지호소 등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방송 3사에서 앞다퉈 TV 토론회를 개최했고 거리유세도 실시하는 등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공약과 철학을 들을 수 있었지만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후보자들이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배제됐다.

선거 당일 실시되는 소견발표에서도 조합장들의 입맛에 맞는 장밋빛 공약만 언급될 뿐 거대한 농협 조직을 이끌기 위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에 대한 검증을 하기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 적잖다. 이에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도록 공개토론회 등이 실시돼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김완배 서울대 교수는 “후보자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터넷 강국에 걸맞게 SNS 활용, 공개 토론회 등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인과 조합원에 대한 자격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가축 2두, 중가축 10두만 소유해도 농업인의 자격을 획득하고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실제 농사에 종사하지 않아도 조합장 후보 등록 등이 가능하다. 또 이런 조합장들이 대거 당선돼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경우 사실상 농민 조합원의 대변은 힘든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조합장들이 선거에 참여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대의원에 의해 선출되는 사상 첫 간선제가 실시된다. 직선제의 경우 부실 조합의 통폐합을 막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간선제로 전환됐지만 간선제에 참여하는 대의원 조합장은 288명으로 예년의 1/5 수준으로 줄어들어 또다른 문제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적잖다. 이 때문에 모든 조합원이 참여해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가 각종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동시선거로 바뀌었다”면서 “농협중앙회장도 임기 조정 등을 통해 조합장 선거와 같은 날 모든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동시 선거를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협 전문가들은 “올바른 농협중앙회장을 뽑으려면 현장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면서 “이해에 얽매여 조합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 조합과 조합원을 대변하고 키울 수 있는 조합장을 선출하기 위해 조합원들의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또 “조합원들이 제대로 된 조합장을 선출한다면 대의원으로 뽑힌 조합장들이 농협중앙회장 투표에서도 검증된 인물에게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종 제도 개선과 함께 조합원 교육이 중요한 것이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끝>.
2011/11/07 09:36 2011/11/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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