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 “판매 않겠다” 3년 전 약속 헌신짝
농식품부는 ‘조건부 승인’ 움직임 도마위

취급품목 확산 우려 목소리…농가 반발 고조

일선 농협들의 수입 농산물 취급을 방치할 경우 바나나 등 일부 품목인 취급품목이 점차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농협의 관리·감독기관인 농림수산식품부가 조건부로 농협의 수입 농산물 취급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가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우려되는 수입 농산물 취급=일선 농협들의 수입 농산물 취급 이유는 대외적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배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선출직인 조합장들은 차기 선거를 의식해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조합을 운영하기보다 매출 확대를 통한 출자배당금을 높이는 것이 지지율 향상에 유리하다고 판단, 그 방법의 일환으로 수입 농산물을 취급하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적잖다.

농업 관계자들은 일선 농협들이 암암리에 수입 농산물을 취급하기 시작한 만큼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까지 수입·판매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경남도내 일부 하나로마트 판매장에서는 국내 생산이 가능한 포도, 중국산 참깨, 도라지 등을 취급했고 서산에서는 수입산 콩을 사용한 두부를 제조·판매해 농가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농협 판매장의 원산지표시 위반내역이 총 93건(허위표시 43건, 미표시 50건)에 달하는 등 수입 농산물을 속여 팔아온 사례가 종종 적발됐다.

지난 7월 조합장 모임에서 취급 품목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농협 하나로마트가 향후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까지 수입해 판매할 경우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효율적으로 판매하라는 지역농협의 설립취지를 위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방치하는 농협중앙회와 조건부 승인하려는 정부=일선 농협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일선 농협의 수입 농산물 취급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농협이 2008년 쇠고기와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수입에 따른 비난이 고조되자 그 해 국정감사에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앞으로 모든 농축수산물을 수입·판매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조건부로 하나로마트의 수입 농산물 취급을 허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 농산물 취급에 따른 수익금을 농민 조합원에게 환원할 경우 판매가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수익금을 모으는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을 취급해 얻는 수익금을 기금 형태로 모으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세지는 농민 반발=일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수입 농산물을 취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유덕상 한농연경기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은 “농협 주도로 하나로마트 매장에서 국내산 농산물 판매 활성화 및 수입 농산물 입점 불가 등을 위해 올 상반기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지난해에도 경기도청과 함께 행사를 개최해왔다”면서 “이상기후 등으로 농가들이 어려운 시기에 수입 농산물을 취급하는 행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창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농협이 농민의 이익을 짓밟고 수입 농산물로 더 많은 이익 창출을 통한 직원들의 성과급 잔치를 위해 수입 농산물을 판매하냐”고 지적했다.
2011/09/06 09:38 2011/09/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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