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신경분리를 위해 정부가 입법예고한 농협법 개정안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가 만든 농협개혁위원회에 참여한 위원들은 이번 입법예고안에 반발하며 위원회를 자진해산했고, 한 쪽에서는 농민단체와 학계, 농협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농협개혁을 위한 연대회의를 구성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입법예고 된 농협법 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

자본금, 금융지주회사 쪽 몰릴 땐 경제사업 위축 우려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도 ‘1년 내 연구용역 실시’ 그쳐
농업-축산경제 상임이사·대표 두기로…“옥상옥” 논란

▲자본금 배분 불명확=가장 큰 문제는 중앙회의 자본금 배분 문제다. 지난 3월 농협개혁위원회가 발표한 ‘농협중앙회 신경분리 추진방안’에는 농협 자본금(약 12조2000억원) 중 5조3000억원과 6조1000억원을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에 각각 배분키로 했다. 여기에 금융지주회사의 자본 건전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6조원의 추가 자본금은 농협 내부 또는 외부로부터 조달키로 했다.

문제는 이번 입법예고안에 이런 내용들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물론, 농협법 개정안에 자본금을 얼마씩 배분한다는 내용을 넣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입법과정에서 자본금 배분 계획을 밝혀야 향후 자본금이 신용사업 쪽에 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최근 국감장에서 “자본금은 신용사업 쪽으로 모두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식품부 관계자는 자본금 배분문제에 대해 “우리도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도 “법이 개정된 뒤에 따져봐야 한다”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자본금이 금융지주회사 쪽으로 쏠리게 되면 경제사업을 위한 사업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농식품부가 중앙회의 자산실사 후 부족자본금을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자본금이 금융지주회사로 모두 넘어갈 경우 경제사업 쪽에는 얼마의 자본금이 들어갈지 알 수 없는데다 어떤 형태로 정부 지원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차입 형태로 정부 지원이 이뤄지면 이자가 발생하고 경제사업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

▲상호금융 중앙회 내 존치=농개위안은 상호금융을 별도 독립법인화 시켜 경쟁력을 키운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상호금융연합회를 설립, 상호금융중앙금고를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계획. 하지만 정부는 이를 유보했다. 근거규정을 만들긴 했는데, 법 시행 후 1년 이내 독립법인화 추진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한다는 정도다. 그동안은 중앙회 내 상호금융 대표이사를 두고 독립사업부제 형태로 운영한다는 것.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상호금융연합회 설립이 유동적일 수 있는 것이다.

상호금융을 따로 분리시키는 데는 우려도 있다. 지금까지 중앙회에 의존해 오던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할뿐더러 전문인력 확보나 전산시스템 정비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도 이런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가 설립되면, 회원조합이 운영하는 상호금융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급속도로 상호금융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또 준비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중앙회 내에서 독립사업부제 형태로 운영할 수 있다면 별도 법인화도 가능하다는 시각이 많다. 이에 독립법인화를 위한 시간이 꼭 필요하다면 언제까지 상호금융연합회를 만든다는 규정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회 구조 유지=또 하나의 문제로는 중앙회 슬림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부 입법예고안에는 농협연합회(중앙회) 내에 전무이사와 함께 농업경제 상임이사, 축산경제 상임이사를 두고 있다. 또 그 아래는 농협경제지주회사 대표를 두고 농업경제대표, 축산경제대표도 각각 따로 둔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농협개혁위 위원들은 “중앙회 조직의 비대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옥상옥 구조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농개위안에는 농협경제지주회사 아래 품목조합이 출자하는 전국 및 권역단위 자회사, 조합자회사, 조합공동사업법인 등이 있었지만, 정부 입법예고안에는 이런 부분이 빠지고 현 농협중앙회 자회사들만 그려져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 자체 사업구조개편안에는 NH쌀, NH청과, 안심포크 등의 자회사 설립 계획이 포함돼 있는 상태. 회원조합 중심의 경제사업이 아닌 중앙회 중심의 경제사업을 위한 법 개정안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2009/11/02 13:19 2009/11/0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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