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의 농업경제지주로의 경제사업 이관이 사실상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지역조합과의 경제사업 경합문제와 지주이관에 따른 경쟁력 제고문제가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농협중앙회 일각에서는‘사업이관에 따른 인큐베이팅 기간이 없다’며 현재의 사업분리를 두고 ‘브레이크가 없는 폭주기관차’라고 주장하는 반면, 분리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측에서는 ‘해보지도 않고 무슨 소리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2년 3월 경제지주 출범, 올해 안으로 사업이관 마무리 
경합 벌어지는 사업 이외 영역서 추가사업 발굴 ‘해결과제’
금융지주·경제지주에 권한 주고 조합원 실익 돌아가게 해야


#경제사업 이관 어디까지 왔나
2~3달 앞당겨 연내 마무리 전망

 

   
▲ 사실상 사업구조개편의 마지막해인 올해, 과연 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개편의 당초 목적이었던 ‘조합원의 이익을 구현하는 농협’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신경 및 농협경제사업 이관 계획에 따라 농협경제지주가 출범한 것은 지난 2012년 3월이다.

당시 농경부문 자회사 11개와 축경자회사 2개가 농협경제지주로 이관된 다음, 지난 2014년 9월 농협중앙회가 국내 종자회사인 농우바이오를 인수해 농협경제지주에 업무를 이관했고, 지난해 3월 농협중앙회의 판매·유통사업인 도매와 식품, 종묘 등의 파트가 이관됐다.

이어 5월에는 소매유통인 하나로유통과 농협양곡이 이관되면서 현재 농협중앙회에 남아 있는 것은 회원지원과 정부양곡 관리, 노지채소 및 원예·과수부문 지원업무, 축산부문의 기획·컨설팅·축종 별 조합관리·축산물 유통 일부 업무가 남아 있으며, 올해 중으로 자재분야 등이 추가로 농협경제지주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농협경제지주로 이관된 농협 계열사는 △유통=농협하나로유통·농협유통·농협충북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양곡 △제조=남해화학·농협케미컬·농우바이오·농협아그로·농협흙사랑 △식품·서비스=농협홍삼·농협물류·NH무역 △축산경제=농협사료·농협목우촌 등이 있다.

경제사업 이관은 내년 3월로 마무리된다. 계획상으로는 그렇지만 농협중앙회 내부에서는 올해가 경제사업 이관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런 주장이 나온 데는 정부의 청와대 업무보고 일정에 따른 것이다. 통상 각 부처는 연초에 청와대 업무보고를 하는데, 이 때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적사업으로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이전 완료를 보고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3월까지 업무이전계획을 마무리하도록 돼 있기는 하지만 2~3개월 정도 당겨진 올 연말까지 사업이관을 완료하는 쪽으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무리 되고 나면
중앙회 조합 육성·지도기능 남아


구조개편이 마무리되고 나면 농협중앙회는 사살상의 조합육성과 지도기능만 남게 된다. 그리고 농협경제지주는 제조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팔아주는 농협’ 구현을 위한 판매조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개최된 ‘농협사업구조개편의 성과와 과제’토론에서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에 참여했던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정책성과관리센터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구조개편이 완료되는 2017년 이후의 농협의 모습은 농협중앙회가 조합육성을 위한 순수교육지원사업을 담당하면서 조합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이에 대한 일선조합의 합의를 도출해 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 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회사와 농협경제지주회사가 조합원 및 일선조합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경영이 이뤄지는가를 평가하고 지도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농협경제지주는 시장대응력을 제고해 농가에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높은 농가 수취가격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경제사업연합회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 일선조합의 경제사업과 연계성을 강화해 조합원 농가에게 최대한 많은 이익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는 것이다.



#조합원 이익 극대화 실현되나
매출증대·경상비 축소 선결과제


경제사업 이관 후 펼쳐질 농협의 청사진은 농민조합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구조개편의 목적이 조합원의 이익 극대화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능할까?’다.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대부분이 수수료 사업이고, 일선조합도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공사업이나 연합사업 같은 경우 일선농협이 수수료를 떼고, 또 조공법인과 연합사업체에서 수수료를 떼고, 계통매장인 하나로에서 또 수수료를 떼는 구조”라면서 “이런 수수료를 바탕으로 임금이 지급되는 체계이기 때문에 별도의 조직이 생기면 생길수록 수수료는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구조개편을 통해 동종업계와의 경쟁력 제고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는 두 가지 선행조건이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두 가지 선행조건이란 매출증대와 경상비 축소로, 경상비 축소는 직원들의 인건비 감축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만만치 않은 과제다. 먼저 매출증대를 위해서는 사업량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지역조합과의 경합으로 귀결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12일 치러지는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대부분이 ‘경합이 발생할 경우 지역조합에 우선적으로 사업권을 주겠다’고 공약한 상황. 따라서 공약이 지켜질 경우, 경합이 벌어지는 사업 이외의 영역에서 추가로 사업을 발굴하지 않고서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금감축의 경우도 기존에 획득한 권리에서 후퇴할 수 없도록 한 노동법의 조항에 따라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협 계열사의 경우 중앙회 파견직원과 자체 선발한 직원간의 임금체계가 다른가 하면, 이로 인해 직원간의 위화감마저 조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임금과 관련해서는 진위 여부를 떠나 ‘동종업계에 비해 임금이 높아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고, 2012년 5월 농식품부장관과 농협중앙회장이 체결한 사업구조개편 이행을 약정하는 과정에서도 ‘임금을 동종업계 수준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융노조 농협중앙회지부가 즉각적으로 총파업을 추진하는 등 큰 반발을 샀고, 지난해 농협중앙회가 인수한 농우바이오의 경우에는 인수 후 농협중앙회의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오히려 임금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만큼 임금은 첨예한 문제라는 점에서 이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경쟁력을 제고하기란 어려워 보이는 대목. 오히려 구조개편 후 고위직 자리만 늘린 꼴이라는 지적이 농협중앙회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덧붙여 지난 6일, 전국 160여개 농협협동조합 노조인 전국농협노동조합과 50여개 축협이 참여하고 있는 전국축협노동조합, 그리고 수산업협동조합법·신용협동조합법·새마을금고법·중소기업협동조합법·엽연초생산협동조합법·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등 8개 협동조합법과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한 협동조합 등을 아우르는 산별노조인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전협노가 추정한 조합원 가입 대상은 12만명에 달한다.



#되돌리기는 늦었다
인큐베이팅 기간 없어 우려 고조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라는 주장이 내부적으로 팽배함에도 불구하고 사업구조개편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안성물류센터를 비롯해 올해 권역별로 추가로 물류복합단지가 조성이 되고, 축산부문에서도 음성축산물공판장과 부천축산물공판장 등에 대규모 자금이 투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이를 되돌리겠다고 공략을 한 중앙회장 출마자도 있지만 되돌리기에는 너무 많이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특히 이관계획에 따라 나타난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나 세금의 증가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법까지 바꿔놓은 상황에서 뒤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 사업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인큐베이팅 기간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큰 상황이고, 또 지역조합에서도 판매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경합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어떻게 보나
경제사업 적자→흑자 전환 긍정적


이 같은 문제 지적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은 어떨까? 사업구조개편작업에 참여한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식품정책성과관리센터장을 인터뷰 했다.

황 센터장은 먼저 사업구조개편 마지막 해를 맞아 그간의 추진성과에 대해 “당초 계획과는 다소 변경이 된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사업량과 취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적자구조였던 경제사업이 흑자로 전환이 됐다”면서 “이런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 그러나 “경제사업분야에서 일선조합과의 연계된 사업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투자계획도 당초와는 달리 축소됐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경쟁력 제고 부문에서 핵심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사업량 확대로 인한 지역조합과의 경합 문제와 동종업계 수준의 임금문제에 대해서는 “지역조합과의 경합문제는 결국 공동사업으로 풀어야 하는데, 이런 사례가 적다는 점에서 중앙회가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임금도 논의를 하지 않고 지나갈 수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임금문제는 아주 민감한 사안으로 단기적으로 해결을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현직에 있는 직원들의 임금을 깎을 수는 없기 때문에 10년 정도의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황 센터장은 또 현재의 사업구조개편이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의사를 표출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정부의 자금이 투입됐고, 또 신경분리 이후 농협은행이 여러 가지 문제로 언론에 오르내린 상황에서 구조개편계획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경제사업분야에 대한 투자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에 권한을 주고, 이들 지주들이 농민 조합원을 위한 업무를 하는지, 또 성과를 내는 지 등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면서 미진할 경우 해임 등의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 조합원에게 실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이사회가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의식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사업구조개편이 고위직 자리만 더 만들고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전문가의 영입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이런 방식으로 인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결국 중앙회의 인사시스템”이라고 말했다.

2016/01/13 10:26 2016/01/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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