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판매, 조합운영의 투명화, 영농지도사업, 지역농협장기발전계획 등 조합의 현안과 발전방안에 대한 판단근거를 제시해 정책선거 및 공명선거를 뒷받침하자는 취지에서다. 첫 번째는 농·축협의 존재가치라 할 수 있는 판매사업을 짚어봤다. 조합원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판로와 소득은 조합이 전담토록 만들자는 게 정책선거방향이다.

우수한 판매담당 직원 육성
공동선별·계산…교섭력 제고
가공사업으로 판매 확대


▲왜 판매조합인가=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 전국운동본부는 2014년 12월, 좋은농협만들기 5대 실천목표와 15대 정책과제를 제시하면서 ‘조합원은 생산 전념, 판로·소득은 조합전담’을 실천목표에 담았다. 경제사업을 잘할 수 있는 조합장을 뽑아서 좋은 농협을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경제사업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판매사업이다. 쌀 시장 개방, FTA 확대, 대형유통업체의 산지지배력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별농가들이 협동을 통해 시장교섭력을 키워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농·축협의 핵심역할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이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주는 농·축협을 만들고자 진정으로 원한다면 판매사업에 대한 소신과 비전을 가진 인물을 조합장으로 뽑는 게 우선이다.

그런데 박진도 (재)지역재단 이사장 등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조합별 판매사업 실적의 경우 품목축협이 1039억원으로 가장 높다. 또 품목농협(인삼농협 포함) 496억원, 지역축협 351억원, 지역농협 136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판매사업의 규모가 늘어도 지역농·축협의 적자경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농·축협의 판매사업실적은 2013년 13조1167억원으로 2005년 9조3822억원과 비교해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인건비를 포함한 손익은 947억원 적자이고 교육지원사업비를 포함하면 2029억원 적자, 조합평균 2억원 가량 적자다. 판매사업을 평가하는 또 다른 지표인 공동계산실적의 경우 2013년 농협취급실적 10조4580억원 중 수탁사업이 8조7600억원으로 82.8%이고, 매취사업은 1조6980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수탁사업의 경우에도 공동계산실적은 20.6%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단순운송수준의 사업실적이다.

매취형공동정산제도 도입
가격안정·유통손실기금 검토
가격 폭락시 적자 대비를

▲판매사업의 문제=판매사업은 농·축협의 규모, 품목 또는 축종, 농촌지역 또는 준농촌지역, 도시지역 등에 따라 실적에 차이가 있고, 손익도 개별조합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그런데 손익이 낮은 곳을 분석하면 공통된 문제가 있다. 우선 판매사업을 면피용 환원사업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판매사업은 당연히 적자사업이므로 신용사업에서 수익을 내서 메우면 된다는 식이라서 조합원의 원성을 듣고, 자발적 참여와 이용을 조직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조합원들의 기대대로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산지조직화와 규모화를 통해 거래교섭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전속계약을 통해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 전량을 조합에 판매하는 선진국과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이런 관계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조합원이 직접 도매시장이나 대형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조합원과 조합과의 신뢰관계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이 ‘내 조합’이란 인식이 부족해진다. 이 결과, 조합과 출하계약을 했다가 상인이 가격을 더 주면 계약을 파기하고 시장에 내다팔고, 가격이 하락할 경우 조합에 비싸게 사달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조합들이 사업체적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판단으로 선심성 판매사업에 나섰다가 부실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농산물 개방은 확대되고 농산물 가격폭락도 반복되고 있으며, 대형거래처를 뚫기 위해 조합 간 판매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을 고치지 않고서는 농민조합원들의 기대처럼 제값 받고 팔아주는 판매농협 구현은 힘들다.

▲판매사업 활성화 방안=농가의 조직화 및 협동의 규모화, 조합 간 연대를 통해 시장교섭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지역의 먹거리 전략과 연계해 학교급식 등 공공시장을 확대하는 것도 판매사업 활성화의 방안이다. 아울러 기존의 방식대로 농산물을 판매해서는 변화한 시장상황에 맞춰 조합원들이 기대하는 이익을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우수한 판매담당 직원을 육성하고 이들의 성과보상을 통해 농민조합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범사례들이 있는 만큼 의지가 강하면 실천할 수 있는 정책공약이다.

특히, 개별생산, 개별판매가 아니라 공동선별, 공동계산방식을 통해 판매사업의 규모화와 시장교섭력을 높이고 있는 곳은 이천과 음성의 6개 농협이 참여하고 있는 햇사레조합공동사업법인, 상주외서농협 등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횡성서원농협, 안성고삼농협 등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농업의 6차산업화에 농협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 역시 조합원 부가가치 증대와 농산물 판매확대를 위한 방안이다. 아울러 로컬푸드와 연계해 학교급식, 복지시설 등 지역의 공공시장을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조합이 수확기에 농산물을 매취했다가 가격폭락으로 조합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고, 수탁방식의 경우 조합이 판매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책임을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적정가격시점에 판매할 수 있도록 조합원과 합의된 최저가격을 보장하되 판매수익을 추후 정산하는 ‘매취형공동정산제도’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아울러 판매사업 시 수수료 또는 당기순이익의 일부를 가격폭락 시 적자보전용으로 적립하는 ‘가격안정기금’ 또는 ‘유통손실기금’ 등도 검토할 만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조합발전계획에 판매사업 발전계획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김원경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 농협·지역연구부 팀장은 “일순간이나 말만으로 갑자기 우리 농·축협이 농축산물을 잘 팔아주는 농·축협으로 바뀌지 않는다”며 “판매사업을 잘하는 곳은 대부분 5년 넘게 농가조직화부터 시설투자까지 단계적 준비과정과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원경 팀장은 “판매사업을 잘하는 농·축협 만들기는 체계적 준비와 시간과 비용투자가 수반되는 일이므로 중장기조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 내용 중에 농산물 판매사업의 발전계획을 포함해 책임지고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01/29 14:22 2015/01/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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