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알수록 경영 피곤” 뒷전으로

“조합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조합원들이 항상 감시하고,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는 조합장과 “조합장이 알아서 잘하겠지 우리가 뭘 안다고…”라며 말끝을 흐리는 조합원들. 전남 나주 봉황농협의 조합원 순회교육에서 오간 대화다. 전문가들은 협동조합은 의사결정의 주체인 조합원의 수준만큼 발전하게 돼 있기 때문에 조합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조합원들이 많이 알면 알수록 피곤해진다며 교육을 기피하는 곳도 있고 적극적으로 주인역할을 하라는 주문을 낯설어하는 조합원들도 있다. 지역농협이 협동조합답게 운영되기 위해 조합원의 교육 및 훈련이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협동조합 운영원리·농협경영 교육 요청에 ‘외면 일쑤’
주인인 조합원은 ‘주인역할 하라’ 주문에 되레 갸우뚱
농민 조직·규모화, 참여·결집으로 경제사업 강화 시급

▲조합원 교육 뒷전=전남 나주 봉황농협은 지난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농업협동조합의 이해와 조합원의 역할’이란 주제로 마을별 순회교육을 실시했다. 자체 강사보다는 외부전문가의 객관적 시각에서 농협을 바라보고 교육하고자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에 위탁해 진행됐다.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조합사업에 참여를 해야 조합이 성장, 발전할 수 있고, 조합원 참여는 교육에서 시작된다”는 박창기 봉황농협 조합장은 “반응을 평가한 후 지속적으로 조합원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봉황농협처럼 조합원 교육을 중시하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농협도 있다. 조합원이나 농민단체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협동조합 운영원리에 대한 교육이나 농협경영에 대한 교육을 요청해도 조합원이 알면 알수록 경영하기 피곤해진다는 식으로 외면해온 것이다. 또한 면소재지에 행정기관인 면사무소가 있듯이 지역농협도 당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는 조합원들도 상당수다. 그동안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 훈련 등이 충분치 않았던 결과물이다.

하지만 농업협동조합법에 명시된 지역농협의 사업 중 첫 번째가 교육·지원 사업이다. 여기에는 △농산물의 공동출하와 판매를 위한 교육·지원 △농업생산의 증진과 경영능력의 향상을 위한 상담 및 교육훈련 △사업수행과 관련한 교육 및 홍보 등등이 명시돼 있다.

그런데 지역농협의 교육·지원 사업비를 분석해보면 조합의 민주적 운영과 조합원 참여의 바탕이라 할 수 있는 조합원 대상의 교육과 훈련은 뒷전에 밀려 있다. 2013년 기준 지역농협 평균 7억8830만원을 교육·지원 사업에 사용했는데 교육비는 3490만원으로 4.4%에 불과했다. 이것마저도 임직원 및 각 단체대표를 대상으로 하고, 국내외 연수 등에도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일반조합원에게 사용되는 금액은 극히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농협 발전, 교육에서=지역농협의 평균적인 교육지원 사업의 경우 2003년 3억100만원에서 2008년 6억510만원, 2013년 7억883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중에서 교육비 비중은 2003년은 1300만원으로 4.4%, 2008년은 3030만원으로 5%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교육비 역시 이·감사나 대의원, 영농회나 부녀회 등 일부 조합원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비로 지출되거나 영농기술교육 등의 목적으로 한정돼 쓰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협동조합정신을 살려 조합원이 농협의 주인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농협의 경영원리 등의 교육을 일반 조합원이 직접 접하기 어려운 이유인 것이다. 또한 교육지원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영농지도비로 지역농협 평균 4억7250만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영농지도비의 경우 주로 영농자재 지원이나 행사비용 등으로 지출되는 항목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협동정신을 높이는 교육 등에는 교육·지원 사업비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원경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부장은 “조합원이나 대의원, 이사나 감사에 대한 협동조합 교육 확대 등 조합원의 수준을 높이는 활동은 기존시스템의 기득권을 저해하는 것으로 간주돼 확대되지 못했고, 조합운영의 민주화 요구 등도 억압한 경향이 있다”며 “이 결과 영농조합법인 설립 등 정부의 농업경영체 육성정책과 연계돼 우수한 조합원들이 지역농협을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농협사업의 활성화 등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와 동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지역농협이 협동조합답게 운영되면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에 대한 협동조합 교육을 강화하는 게 필수다. 협동조합에 대한 조합원의 이해가 부족하면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거나 조합운영에 대한 무관심을 불러와 결국 조합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역농협 조합원들의 경우 쌀 관세화와 FTA확산 등 시장개방의 가속화와 농산물 가격하락 등으로 경영의 불안정성 높아지고 수익은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상황에 경제적 약자인 농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협동조합을 통한 조직화와 규모화이다.

특히 농협의 신용사업 수익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합의 장기적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협동조합 원칙에 따른 조합원의 참여와 결집을 통한 경제사업의 강화가 더욱 중요하다.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시장교섭력을 높이고 계열화 및 마케팅을 강화해 성장한 사례는 뉴질랜드 키위농가들이 설립한 ‘제스프리’나 네덜란드의 판매협동조합인 ‘그리너리’ 등에서 접할 수 있다. 따라서 김원경 부장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농협을 중심으로 조합원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높이는 것은 농협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농업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창기 나주 봉황농협 조합장
“발전 위해 조합원 관심·협조 필요”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들이고, 조합원이 조합원다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은 조합의 당연한 의무다. 대의원이나 영농회장, 부녀회장 등을 대상으로 농업협동조합의 이해와 조합원 역할에 대한 교육을 하지만 조합원들에게까지 잘 전파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우리지역은 배와 수도작 등이 주작목인데 올해는 농산물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조합사업에 어려움이 많다. 이런 때일수록 교육이 중요하다. 조합과 조합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가야 어려움과 역경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농협의 조합원수가 10년 만에 2300여명에서 1800여명으로 줄었고, 대부분 고령이다. 농촌지역농협은 다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그래도 여건이나 상황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원칙적 관점에서 보면 영세한 농민들이 힘을 합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설립한 것이 농협이다.

조합이 더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관심과 협조, 참여가 필요하다. 조합이 수익을 많이 내야 조합원을 지원할 수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사업에 적극 참여해줘야 한다. 조합원의 수준이 곧 그 조합의 수준이다.

농협의 역할, 조합원의 주인으로써 조합원의 역할이 뭔지를 알아야 농협이 추진하는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래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2014/10/29 10:07 2014/10/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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