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농산물 도매사업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2020년 청과 도매사업 7조원을 달성해 우리나라 농산물 도매유통의 50%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산지에서부터 소비까지 계통유통을 보다 체계화하고 특히 안성 등 전국 5대 농식품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사업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주도하는 도매사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유통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거창하게 농식품물류센터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이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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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안성농식품물류센터가 2020년 2조원을 목표로 개장해 농협 도매사업의 허브 역할을 하게된다. 사진은 일선 농민들이 물류 센터를 견학하고 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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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농산물 도매사업과 농식품물류센터

아시아 최대 안성물류센터 ‘농산물 소포장’ 주력
연간 100만톤 농산물 취급…6시간 내 소비지로

농협의 청과 도매사업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2012년 4조6208억원을 기록했다. 전국 82개소(청과 78개소)의 공판장 운영을 통한 공판사업은 3조6612억원으로 전체의 79.2%를 차지하고 있고, 계통공급과 대형유통업체 등 직접도매사업은 9596억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도매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2020년 청과 도매사업 7조원을 목표하고 있으며, 산지-도매-소비지로 이어지는 판매농협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농협 중심의 유통계열화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산지의 경우 공선출하회와 연합사업단, 조합공동사업법인 등으로 조직화·규모화하고, 도매단계에서는 안성 농식품물류센터를 허브로 해 전국 5대 권역별 물류센터와 공판장 등 2채널 도매유통을 체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소비지 단계에서는 하나로클럽과 하나로마트 등 계통사업과 함께 대형유통업체와 식자재, 군납, 슈퍼마켓 등에 대한 공급을 확대해 나간다는 사업계획을 수립해 놓았다.

농산물 도매유통 전국 점유율 50% 목표를 세운 농협중앙회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건립했다. 안성을 허브로 전국 5대 권역별 물류센터를 세워 3조원 규모로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농협의 직접도매사업이 96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농협은 공판사업보다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하는 직접도매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농협중앙회의 의지는 안성 농식품물류센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안성 물류센터는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에 농협중앙회 자체자금으로 총 사업비 1352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5만8103㎡(부지 2만8000평, 건축연면적 1만8000평)의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건설됐다. 농식품 물류센터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안성센터는 물류시설, 상품화시설, 저온저장시설 등 물류와 상품화 기능을 복합한 신개념으로 등장했다. 1층 물류시설은 상온과 저온 입하장이 각기 설치돼 있고, 반입된 농산물은 분배장을 거쳐 상온과 저온 출하장을 거쳐 소비지와 구매처로 공급된다. 2층은 산지에서 출하된 농산물들을 상품화하는 장소로 소포장센터와 전처리센터가 배치되었고, 3층은 저온저장과 관리시설로 짜여졌다.

이 물류센터에서 특히 강조되는 기능은 농산물 소포장이다. 산지에서 소포장이 어려운 채소류 상품화를 위해 모두 17개 라인(자동 1개, 반자동 7개, 수동 9개)이 설치됐으며 앞으로 사업량 확대를 대비해 28개 라인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1300평 규모의 10개 라인으로 구성된 전처리센터를 통해 학교급식 식재료 등 전처리 상품을 대량 생산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농협중앙회 농산물도매분사 관계자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연간 100만톤 가량의 농산물을 취급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고 농산물 입고 이후 6시간 이내에 소비지 배송이 가능한 첨단 복합 물류센터”라며 “특히 소포장의 경우 산지에서 어려운 품목을 중심으로 상품화하고 단체급식과 외식업체 등으로 분산처를 확대해 나가면서 산지APC와 경합이 아닌 상호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물류센터 확보 열기

대형유통업체, 신선식품물류센터 확보에 안간힘
대형점포 포화상태…권역별 물류센터 기능 확대


농협이 물류센터를 통한 도매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미 대형유통업체들은 자체 물류센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형마트 점포수가 470개에 달해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 출혈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업계는 보다 안정적으로 신선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강화하고 있다.

신선농산물을 경쟁 점포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물류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국 권역별 물류센터 기능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유통업계 선두 업체인 이마트는 지난해 2012년 9월 경기도 이천에 1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4만6535㎡(1만4077평)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후레쉬센터를 개장했다. 신선농산물 물류센터 운영에 대해 개장 당시 이마트 측은 농산물 수급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이마트 측은 2014년까지 취급액 1조원의 사업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홈플러스도 신선식품의 물류거점이 될 안성 신선물류서비스센터를 지난해 11월 연면적 3만3000㎡ 규모로 오픈했다. 이를 통해 홈플러스는 전국 단위 저온유통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산지에서 오전에 수확한 농산물을 콜드체인 차량을 통해 물류센터에 입고하면 전국 각 점포에 다음날 아침 개장 이전에 배송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도 2007년 연면적 8만5600㎡ 규모로 개장한 오산물류센터의 신선식품 저온센터는 3만3000㎡로 운영되고 있으며, 2008년 12월 준공한 김해 통합물류센터에도 신선식품 면적이 1만7900㎡로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농협물류센터 평가는

2조원대 규모 설계됐지만 가동률 낮아 ‘갈 길 멀어’
지역농협에 원물출하 요구…“사업 가로채나” 눈총


대형유통업체와 농협의 물류센터의 기능은 비슷하지만 사업의 출발점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들은 농산물 등 상품 판매 점포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류센터 기능을 확충하고 있는 반면 농협은 물류센터를 우선 확보하고 판매처를 물색하겠다는 식이다. 실제 농협 안성 농식품물류센터는 2조원의 사업규모로 설계됐으나 현재 가동률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농산물 신규 공급처를 개발해 앞으로 7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야 가능해 진다.

이에 대해 농산물유통 한 전문가는 “농협중앙회의 도매사업은 필연적으로 사업 타당성을 보다 깊이 고려했어야 한다”며 “대형유통업체들은 자체 매장을 통한 판매물량을 확보한 상태에서 매장과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는 판로확보가 최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량 수요처인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판매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해야 한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채소류 소포장 상품을 개발하고, 학교급식, 군납, 중소 슈퍼마켓 등으로 수요처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이 또한 결코 완벽한 해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 수요처들이 기존 거래선에서 농협중앙회로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돼야 하지만 아직 뚜렷하게 제시할 만한 특징은 부족해 보인다.

특히 중소형 슈퍼, 소매상 등과 거래를 하면서 영세상인과 충돌해야 하는 문제점도 따른다. 게다가 이들과 거래할 경우 농협의 공판사업과도 경합되는 부분도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 내부적으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도매사업이 지역농협 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사실 농협 안성센터는 지역농협 등에 원물 출하를 요구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상품화 기능을 갖춰 대형마트 등과 거래했던 지역농협에서는 중앙회가 지역농협의 사업을 가로채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중앙회의 사업이 커질수록 지역농협 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생산자 농민들은 중앙회의 사업 확장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농협과 협력해 대형마트 등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경남의 한 농민은 “안성물류센터에서 지역농협의 영역을 침범하면 결과적으로 지역농협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조합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효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회 물류센터를 거칠 경우 유통단계가 하나더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성 물류센터는 2020년 2조원을 목표하고 있는데 앞으로 7년간 사업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방만 운영이 우려된다.


2013/11/29 14:34 2013/11/2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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