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협동조합에 주목하는가?

협동조합이 시장경제의 모순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하루에 평균 6개씩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광풍처럼 우리 사회를 뒤덮은 적이 있는데, 근래는 협동조합이다.

더구나 한때 좌우 모두에게 버림받았던 협동조합이 왜 좌우 모두에게 주목받는 것일까?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경제의 모순을 완화할 새로운 대안의 하나로 협동조합이 주목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계적 은행들이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쓰러질 때 미국 신협은 파산이 아니라 성장을 유지했고, 캐나다 퀘벡은 연대협동조합이라는 독특한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이탈리아의 볼로냐, 스페인의 몬드라곤에서는 협동조합들이 연대해서 해고 없이 금융위기를 건넜으며, 스위스의 소비자협동조합은 철수하는 프랑스의 유통자본 까르푸의 12개 매장을 인수하면서 고용도 승계하였다. 이처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협동조합의 가능성이 검증되면서 한때 좌우 모두에게 버림받았던 협동조합이 금융위기 이후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협동조합은 결코 만능이 아니다.

협동조합이 소위 대세이다 보니 여기저기 협동조합 교육을 할 기회가 많은 데 제일 먼저 강조하는 것이 협동조합이 만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는 것은 주식회사로 기업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우니 이런 각오없이 협동조합하려거든 그만두라는 말로 교육을 시작하곤 한다. 그래도 협동조합으로 기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협동조합의 정의, 원칙, 가치를 이해하고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는 것이다. 이를 강조하는 것은 자칫 협동조합의 정의, 원칙, 가치에 대한 이해 없이 협동조합을 운영하다 망하고 나서 제 탓이 아니라 협동조합 탓으로 돌리고 협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확산 시킬까봐 하는 데 대한 우려이기도 하다.
협동조합이 이렇게 어려운데 그래도 할 사람이 있다면 정말 그때 해 봐 달라는 것이다.


왜 협동조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가?

하지 말라고 말려도 그래도 협동조합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덜컥 겁이 난다. 분명 만들어지는 협동조합 중 많은 협동조합들이 도산 할 텐데 그럼 협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늘어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협동조합 생태계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많은 협동조합이 만들어 지고 있다.
그러나 사업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협동조합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다. 다만 그들이 사업적 경쟁력을 갖추어 레이들로가 말하는 경영의 위기를 넘도록 도와주는 일이 중요하다.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옥석이 가려지겠지만 만들어지는 신생협동조합들이 시장에서 더 많이 살아남도록 하는 것은 선배 협동조합들이 해야 할 일이다.
신생협동조합의 미래가 협동조합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잘 알려 진 것처럼 볼로냐가 2008년 금융위기를 넘은 배경은 협동조합 간 협동이다. 이탈리아는 바비세법을 통해 협동조합이 연합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하였고, 협동조합 수익의 3%를 연합회에 납부토록 함으로써 협동조합 간 협동을 촉진 할 토대를 마련하였다.

우리나라는 족발가게가 잘되면 그 옆집에 원조족발가게가 들어서기 마련이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 그나마 검증된 곳에서 검증된 아이템으로 장사하고 싶은 마음일테지 싶다. 두부공장, 김치공장, 빵가게 잘되면 대기업이 쏠랑 집어 먹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협동조합 생태계가 얼마나 한가한 소리냐 싶은데, 이게 아니라는 것이다. 새로 만들어지는 협동조합이 망하면 그 피해는 협동조합 전체의 피해가 된다. 그래서 이제라도 족발가게가 잘 되면 옆집엔 커피점을 차리도록 서로 머리를 짜내보자는 것이다. 신발노동자들이 만든 구두를 소비자협동조합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해주는 것이 협동조합 생태계라는 것이다. 이런 일을 지금부터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한다.

그래서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 의료협동조합연합회와 같은 업종별 연합회, 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와 같은 유형별 연합회, 서울시협동조합협의회와 같은 지역별 연합회 등 다양한 협동조합 사이에서 협동이 일어나야 한다.

물론 이런 일은 누가 시켜서 할 수 없다. 협동이란 어떤 일을 함에 있어 혼자 보다는 집단으로 뭉쳐서 하는 편이 훨씬 더 유익하다는 것이 공감되어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유태인을 잡아갈 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므로. 그들이 동성애자들을 잡아갈 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므로.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잡아갈 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 땐, 나를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라고 했던 것처럼 작은 협동조합이 망한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내가 어려울 때 나를 지켜줄 협동조합도 없을 것이다.


-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 사무국장 강민수
2013/04/24 16:41 2013/04/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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